리뷰 # 유닛 컨트롤을 거부하는 RTS, 마제스티 게임 이것저것

대개 RTS(실시간 전략 게임) 장르의 게임은 자원을 확보하여 전투용 유닛을 생산하고 이를 적절히 컨트롤해서 적을 섬멸하거나 특정 지역을 점령하는 등의 목표를 달성하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특히 유닛을 어떻게 조종하느냐가 중요한데, 스타리그에서 전력의 열세를 현란한 유닛 컨트롤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면 그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3, 커맨드 앤 컨커를 비롯한 대부분의 RTS에서는 유닛 선택과 이동, 공격, 특수능력 사용 등의 명령을 제공하여 게이머가 유닛을 편리하게 다루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RTS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은 유닛 컨트롤을 거부하는 게임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Majesty: The Fantasy Kingdom Sim」(이하 마제스티)이 그것입니다.


전형적인 판타지 기반의 게임인 마제스티의 첫인상은 다른 RTS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도 화면에서 플레이하기 원하는 미션을 선택하여 게임을 시작하면 성을 업그레이드하고 농부를 동원해서 유닛 생산 건물을 짓는, 어디선가 많이 본 광경이 펼쳐집니다. 그러나 다른 게임과 마찬가지로 유닛을 선택해서 명령을 내리려고 하면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게 됩니다. 유닛들이 자기 멋대로 휘젓고 다니는데 정작 그들에게 이동이나 공격 명령을 내릴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알아서 적과 싸우는 유닛들... 혼자서도 잘해요 ^.^

게이머는 농민, 상인, 모험가, 도둑 등에게 거둔 세금을 왕국의 재정으로 삼고 길드와 사원, 교역소와 같은 건물을 건설하여 유닛을 생산하지만 유닛을 직접 조종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유닛들은 게이머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대신 스스로 이동하고 적을 공격하면서 경험을 쌓아 성장해 갑니다. 그들은 단지 수입의 일부를 세금으로 바칠 뿐 게이머가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럼 어떻게 게임을 진행하는 걸까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들에게 움직일 동기를 부여하는 겁니다.

게이머는 포상금이라는 수단을 통해 유닛의 행동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먼저 어떤 지점을 탐험하거나 특정한 적 또는 건물을 제거하면 포상금을 주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렇게 하면 유닛들은 목표 달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섭니다. 위험하거나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일수록 많은 포상금을 걸어야 유닛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간단한 예로 드래곤을 공격할 경우를 가정한 두 유닛의 대화를 엮어보겠습니다.

대부분의 RTS)
유닛 A : 아아, 마을 뒤 동굴의 드래곤을 잡으라는 명령이 떨어졌다니! 이제 살아남긴 글렀네.
유닛 B : 그러게 말이야. 가까이 가기도 전에 통구이가 될텐데... 가봤자 죽기밖에 더 하겠어?
유닛 A : 그래도 어쩌겠나, 명령은 명령인 것을... 우리가 무슨 힘이 있겠는가.
유닛 B : 어휴... 나야 죽으면 그만이지만 내가 먹여살리는 식구들은? 아이들도 아직 어린데...

Majesty)
유닛 A : 어이, 자네 소식 들었나? 마을 뒤 동굴의 드래곤에게 10,000골드의 현상금이 걸렸다네.
유닛 B : 그래? 가뜩이나 불황이라 고생했는데 반가운 소식이네! 현상금 액수가 어마어마한데?
유닛 A : 불을 뿜기 때문에 우리가 상대하기 어려운 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구미가 당기지 않는가?
유닛 B : 물론이지! 조무래기 몹만 상대해서야 언제 10,000골드를 벌겠나? 우리도 얼른 준비하세!
건물 파괴하면 300골드 지급!

이렇게 게임이 진행되다 보니 실시간으로 변하는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적의 침입을 막아낼 때는 대응이 늦어져서 어려움을 겪기 십상입니다. 적이 몰려오는데도 수비병력을 신속히 확보하지 못해 농부와 세금 징수원들이 학살당하는 사태도 종종 일어납니다. 이런 위급한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마제스티는 비상시에 유닛을 소환하는 명령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 경우에도 전사 길드나 마법사 길드 등 유닛들이 속한 조직 단위로 소환이 이루어집니다.

적은 몰려오는데 막아낼 병력이 없다니...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유닛을 컨트롤하지 않으면서도 빠르고 긴장감있는 게임 진행이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유닛들의 인공지능이 그다지 똑똑하지 않아서 쓸데없는 희생이 많은 편이지만 플레이하는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미션의 목표는 적의 침입 방어, 특정한 적 또는 건물 제거, 특정 아이템 획득 등으로 다양한데, 게이머에게 제공되는 수단이 제한적인 만큼 미션 클리어에 따른 성취감이 큰데다 중독성도 의외로 강합니다.

2000년 발매 당시 참신한 시스템으로 게임 전문 사이트 게임스팟에서 8.8의 높은 점수를 받으며 주목을 받았던 마제스티는 원본에 이어 확장팩과 합본인 마제스티 골드가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후속편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비록 국내에서는 원본을 구하기가 쉽지 않기에 아쉽지만 제작사 홈페이지에서 데모버전을 다운로드받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 프렐님 10만 히트 이벤트 응모를 겸한 고전게임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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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Red-Dragon 2008/11/22 20:28 # 답글

    아아... 이 게임... 예전에 있었는데 이것도 누가 '먹었죠.' ... 그리고 RTS는 실시간전략시뮬
    이 아니라 실시간전략게임으로 번역해야 옳을텐데... =_=) 시뮬레이션이라는 단어가 절대
    안들어가니 말이죠. 에에... 뭐 이번에 올드게임 판매 사이트 링크를 얻었는데 한번 다시
    찾아봐야겠습니다. =ㅅ=) ... 오랜만에 옛날 생각이 나는군요. 와이...
  • 아이리스 2008/11/23 08:43 #

    시뮬레이션이라는 표현은 수정했습니다 ^.^ 꽤 흥미로운 게임이죠;;
  • 레이첼 2008/11/22 20:29 # 답글

    오오...판타지 기반의 RTS에서 이렇게 재밌어 보이는건 처음이군요[..
  • 홍당 2008/11/22 20:31 # 답글

    '도둑'클래스가 왕국을 먹여살리는 괴이한 게임이죠(....)
  • 아이리스 2008/11/23 08:45 #

    그러고 보니 도둑도 왕국의 재정으로 고용되는데다 세금까지 내죠;;
  • 니와군 2008/11/22 20:32 # 답글

    색다른 방법인데요...오오..
  • wizard 2008/11/22 20:40 # 답글

    무시무시한 게임이군요
    공격커맨드따위 없다는거군요 ㄷㄷ
  • 아이리스 2008/11/23 08:45 #

    네... 공격 플래그 꽂으면 알아서 갑니다;;
  • 세오린 2008/11/22 20:42 # 답글

    호오... 이거 여러의미로 대단한 게임이군요.
  • 루인 2008/11/22 20:43 # 답글

    오옷... 뭔가 다른 개념의 RTS로군요.

  • 풀잎열매 2008/11/22 20:50 # 답글

    ...호오, 이거 흥미롭군요. 와훗...
  • 히나사키미쿠 2008/11/22 20:50 # 답글

    재미있을듯한 게임이네요..후후
  • 아키라 2008/11/22 20:59 # 답글

    우오오 뭔가 엄청 재밌어보입니다[..]
  • Karl 2008/11/22 21:25 # 답글

    호오.... 이거 재미있어 보이는군요....
  • 요한 2008/11/22 21:29 # 답글

    오옷 리뷰..(글은 다쓰고 동영상 업로드 중인 본인..)
  • 창천 2008/11/22 21:57 # 답글

    색다른 게임이네요.
  • JOSH 2008/11/22 23:33 # 답글

    오.. 이 게임을 아시는 분을 만나다니 반갑네요.
    90년대 말인가 2천년인가 이 게임을 접했을 때는 정말 밤새는 줄 모르고 했는데,
    인터넷에서 정보 찾아보면 이거 말고 다른 게임 만 나와있고...
    저도 뒤져보면 아직 정품CD가 어딘가 박혀 있을 듯..
  • 아이리스 2008/11/23 08:42 #

    한번 붙잡으면 손에서 놓기 힘들죠;;
  • KAZAMA 2008/11/23 00:32 # 답글

    밸리에서 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군요. 추억이 새록새록합니다.
  • 이즈미 미라이 2008/11/23 07:55 # 답글

    생산이라는 개념은 현상금이라는 걸로 대체, 그리고 명령이라는 개념은 현상금으로 유닛이 알아서 움직이게 했다고 보면 될까요?

    단순히 이렇게 보기만은 아닐 물건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 아이리스 2008/11/23 08:41 #

    정확히 말하자면 자원 획득과 유닛 생산까지는 게이머가 담당합니다. 명령은 대개 목적지에 현상금을 걸어놓는 식으로 간접적인데, 마법 사용이나 강제 리콜처럼 직접 내릴 수 있는 명령도 있긴 합니다.

    자동으로 알아서 진행되지는 않고 의외로 손이 많이 가죠.
  • mrkwang 2008/11/23 13:14 # 답글

    후속편 만들고 있습니다.

    Paradox Interactive에서 판권 사다가 2편 만들고 있죠. 자사의 판매샵인 Gamersgate에서 1편 팔고요.

    http://www.paradoxplaza.com/index.php?option=com_content&task=view&id=455&Itemid=129

    ... 저 1편 안돌아가는 컴퓨터가 있다는게 문제지만(이집 컴이 그렇습니다.)
  • 아이리스 2008/11/24 12:21 #

    저도 비슷한 소식을 들은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썩 잘 만든 느낌은 안드는 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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